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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협회와 근대 개혁, 백성이 주인이 되려던 첫 걸음

by wshistory 2025.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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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협회 관련 이미지

1896년 창립된 독립협회는 자주국권, 자유민권, 근대개혁을 내세운 조선 최초의 민간 정치운동 조직이었습니다. 이들은 정부 개혁과 의회 설립을 요구하며 독립신문을 통한 계몽 활동과 만민공동회를 전개하였으나, 보수 기득권 세력과 고종의 견제로 인해 해산됩니다. 독립협회의 창립 배경과 활동, 역사적 의미를 중심으로 근대 시민운동의 출발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1. 아관파천 이후, 자주와 개혁을 외치다

1896년, 조선은 일본의 압박을 피해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아관파천 이후 정치·외교적으로 깊은 혼란 속에 놓여 있었습니다. 청일전쟁과 을미사변을 통해 드러난 국권의 위기는 조선 지식인 사회에 자각을 불러일으켰고 외세 의존 외에 자주적으로 국권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탄생한 조직이 바로 독립협회였습니다. 1896년 7월, 서재필을 중심으로 한 개화 지식인들은 조선의 자주와 개혁, 계몽을 이념으로 하여 독립협회를 결성합니다. 서재필은 갑신정변 실패 후 미국에 망명하여 의학과 언론을 공부하고 돌아온 인물이었으며 당시, 조선의 근대화를 위한 지도자급 사상가였습니다. 독립협회의 등장은 기존의 개화와는 달리, 민간 주도형 개혁 운동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며, 조선에서 ‘백성이 참여하는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2. 독립신문과 만민공동회, 목소리를 낸 백성들

독립협회의 활동은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전개되었습니다. 첫째는 언론과 계몽, 둘째는 정부 개혁 운동, 셋째는 대중 참여를 통한 민권 확산입니다. 1896년, 독립협회는 조선 최초의 한글·한문 병용 신문인『독립신문』을 창간합니다. 이 신문은 일반 백성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국권의 중요성과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전파하였으며, 외세 간섭에 대한 비판과 근대 문명의 소개를 병행하였습니다. 이는 당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계몽 언론’이라는 새로운 형태였으며 백성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독립협회는 내각 개편과 관료 개혁, 부패 관리 탄핵, 재정 통합 등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하였습니다. 특히, 외무아문을 설치하여 자주 외교를 강화하고, 대한제국의 법치주의적 행정 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세 번째로 가장 주목할 만한 활동은 바로 만민공동회(萬民共同會)입니다. 1898년부터 서울 종로와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기 시작한 만민공동회는 시민 수천 명이 참여한 공개 정치 집회로 연설과 토론을 통해 백성의 뜻을 정부에 전달하려는 직접 민주주의적 시도였습니다. 만민공동회의 대표적 요구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 중추원의 개편과 의회 설립, 관료 부패 처벌, 민권 확대와 인민의 정치 참여 보장, 언론과 집회의 자유 보장

이러한 요구는 조선 역사상 최초로 백성들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정부 개혁을 요구한 사건이었으며, 오늘날로 치면 시민단체의 정치 행동에 해당하는 매우 선진적인 형태의 민간운동이었습니다.

3. 짧았지만 강렬했던 자주 개혁의 불꽃

독립협회는 고종과 보수 세력의 반발로 인해 1898년 12월 결국 해산되고 맙니다. 고종은 독립협회가 왕의 권위를 위협하고 외세를 자극하며 무질서를 조장한다고 판단하여 협회 간부들을 체포하고 활동을 금지시켰습니다. 이로써 독립협회의 개혁은 물리적으로는 중단되었지만, 그들이 남긴 정신과 제안들은 이후 근대 정치 운동의 밑거름이 됩니다. 특히, ‘의회 설립’과 ‘국민 참여’, ‘언론 자유’에 대한 논의는 대한제국의 광무개혁과 대한협회, 신민회, 3·1 운동 등의 민족운동에 영향을 주며, 대한민국 헌정사의 초기 사상적 토대가 됩니다. 무엇보다 독립협회는 백성에게 묻지 않았던 조선 정치에 처음으로 “백성은 누구인가”, “정치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는 오늘날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참여, 책임, 공공성의 뿌리가 되는 중요한 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독립협회를 통해 개혁은 권력자만의 몫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 그것은 독립협회의 짧지만 빛났던 발걸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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